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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결혼 이야기, 이혼은 결혼의 일부분이다.

by 다정한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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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

서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부부, 니콜과 찰리

뉴욕의 극단에서 니콜은 연극배우로 찰리는 연출가로 함께 일하는 파트너이자 부부입니다. 부부는 서로의 장점을 떠올려봅니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니콜은 설거지 같은 집안일에는 서툴지만 남편을 위해 노력합니다. 영화 '올 오버 더 걸'을 찍고 LA에서 스타가 될 수 있었지만 다 포기하고 남편 찰리와 결혼한 후 뉴욕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남편 찰리는 요리, 셔츠 다림질 같은 집안일을 잘합니다. 아빠로서 아이와 놀아주는 것을 좋아하고 극단을 이끄는 리더로서 해야 할 역할도 잘 해냅니다. 니콜과 찰리는 행복해 보입니다. 하지만 부부는 이혼 상담 중입니다. 이혼 조정관은 부부에게 서로의 장점을 써오게 했습니다. 이는 배우자와 왜 결혼했는지,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떠올려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작성해온 메모를 서로에게 읽어주라는 이혼 조정관의 말에 니콜은 읽지도 듣지도 않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니콜이 파일럿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LA로 떠나기 전날 밤, 찰리는 니콜의 연기를 지적합니다. 마지막까지 남편이 아닌 연출자로 자신을 대하는 찰리의 모습에 니콜은 서운함을 느끼며 눈물을 흘립니다.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

10년 만에 LA로 돌아온 니콜은 친정집에서 아들 헨리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합니다. 마땅한 상담사를 찾지 못해 변호사 없이 이혼을 진행 중이던 니콜은 촬영장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 노라를 소개받습니다. 노라는 니콜의 연극을 언급하며 니콜에게 친근하게 다가갑니다. 그녀 역시 이혼한 경험이 있어서 누구보다 니콜의 심정을 이해해줍니다. 노라는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며 원만한 처리를 돕겠다고 말합니다. 노라의 말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니콜은 찰리를 만나 결혼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이어 찰리에게 갖고 있었던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영화 초반 뚜렷한 이혼 사유를 알 수 없었는데 니콜이 노라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이혼하려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니콜은 찰리의 인생에 맞춰 살았습니다. 그만큼 그를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점점 자신은 잊혀갔고 극단이 호평받으면서 니콜의 존재는 보잘것없어져 갔습니다. 찰리는 주목받았고 니콜은 한때 잘 나갔던 반짝 스타로 남아버린 자신이 작아진 기분이었습니다. 찰리는 LA에서 살아보자고 했던 약속도 잊어버렸고, LA를 언급할 때마다 말로만 알았다고 할 뿐 계속 미뤄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니콜은 LA에서 촬영하는 파일럿 프로그램 출연 기회가 찾아왔고 온전히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라는 생각에 생명줄이 나타난 기분이었습니다. 니콜은 찰리에게서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찰리가 새로운 모험을 응원해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는 출연료를 극단 예산으로 쓰자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니콜은 찰리가 자신을 더 이상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니콜의 핸드폰 번호조차 외우지 못하는 찰리에게서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그리고 찰리가 극단의 무대감독 메리 앤과 밤을 보낸 사실까지 털어놓습니다.

소송으로 치닫는 이혼

헨리를 보러 LA에 들른 찰리는 이혼소송 서류를 받게 됩니다. 변호사를 개입시키지 않기로 했던 찰리는 당황합니다. 파일럿 촬영이 끝나면 뉴욕에 돌아와서 생각하자 말하지만 니콜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찰리도 변호사를 구합니다. 그가 만난 변호사 제이는 비싼 소송비와 이기기 위한 소송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머리가 복잡해진 찰리는 일단 뉴욕으로 떠납니다. 뉴욕으로 돌아온 찰리는 브로드웨이 쇼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냅니다. 어느 날, 소장을 받은 지 한 달이 넘도록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던 찰리는 노라의 전화를 받습니다. 노라는 집부터 재산, 양육비와 양육권 등 모든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결석재판을 신청할 거라며 경고합니다. 상황의 심각함을 느낀 찰리는 다시 LA로 갑니다. 새로운 변호사를 구해야 했던 찰리는 사위 사랑이 지극한 장모로부터 소개받은 변호사 버트를 만납니다. 처음 만났던 변호사 제이와는 달리 인간적으로 자신을 대하는 변호사 버트와 함께 소송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드디어 찰리와 니콜은 변호사들과 함께 만나 이혼 합의 과정을 시작합니다. 노라는 니콜의 양육권을 주장합니다. 찰리는 파일럿 촬영이 끝나면 가족이 뉴욕에 돌아오는 것을 원합니다. 양육권이 걸린 상황에서 두 사람 다 물러서지 않습니다. 변호사 노라는 니콜의 입장을 쉴 틈 없이 몰아붙입니다. 노라의 거침없는 변론에 당황한 버트는 찰리와 따로 얘기하기 위해 자리를 비웁니다. 버트는 지금 상황을 보면 합의가 아닌 법정까지 가게 될 거라며 가족을 LA에 살게 하라 말합니다. 계속 합의하란 말만 되풀이하는 버트에게 찰리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헨리를 LA에 두면 다시는 아빠 노릇을 할 수 없게 될 거라며 강력히 반대합니다. 그렇게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갑니다.

진흙탕 싸움의 시작

니콜과 노라는 최종 판결을 받기 위해 법원에서 찰리를 기다립니다. 어느 정도 순조로운 합의를 끝낸 상황이라 판사가 이혼 확정판결만 내리면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찰리는 처음 만났던 변호사 제이를 데리고 나타납니다. 지금까지 합의한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었고 법정 다툼이 시작됩니다. 제이는 찰리에게 유리한 변론을 위해 니콜을 모욕하고 헨리를 인질로 삼아 아이와 아빠를 떼어놓는다는 억지스러운 말까지 내뱉습니다. 이에 노라는 정확한 상황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며 찰리의 외도를 폭로합니다. 그야말로 진흙탕 같은 법정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혼 과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부부의 문제가 어떻게 해석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이에서 오갔던 행동과 일상의 대화마저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이용되기까지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재판은 끝이 나고 양육권에 대한 판결은 전문 감정인을 통해 감정 후 결정하기로 합니다. 다음 날 니콜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찰리를 찾아갑니다. 결혼 생활 내내 상실감이 컸던 니콜과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찰리의 갈등으로 시작된 대화는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느라 좀처럼 합의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치부를 건드리며 그동안의 불만과 단점을 쉴 새 없이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서로를 상처 주기 위해 해선 안 될 말까지 하고 맙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까지 퍼붓고 나서야 다툼은 끝이 납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던진 폭언에 무너지고 맙니다. 찰리는 괴로움에 울부짖고 니콜은 그를 다독입니다. 며칠 후 가정 조사관이 양육권 감정을 위해 찰리의 집을 방문합니다. 아빠와 영화를 보고 레고를 만든다고 진술하는 헨리 덕분에 찰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고 있음에 안도합니다. 하지만 찰리가 가끔 보여줬던 칼 장난을 보여달라고 조르는 헨리, 가정 조사관을 안심시키기 위해 가벼운 장난임을 보여주려다 찰리는 그만 일을 그르치고 맙니다. 결국 LA에서 니콜과 살게 된 헨리, 그리고 니콜과 찰리는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험난했던 이혼 과정을 끝냅니다.

여전히 가족으로 연결되어있는 부부

그렇게 1년 후, 찰리는 핼러윈 파티에 헨리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니콜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 사이 니콜에겐 그녀의 꿈을 지지해주는 새 남자 친구가 생겼습니다. 니콜이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에 찰리는 당연히 연기상이라 생각하지만 감독상 후보라는 얘기에 놀랍니다. 니콜의 꿈을 몰랐던 찰리는 잠시 생각합니다. 그렇게 각자가 핼러윈을 준비하는 사이 찰리는 헨리가 읽고 있는 노트를 발견합니다. 바로 영화의 첫 시작에 등장했던 이혼 조정관 앞에서 니콜이 읽지 않은 찰리의 매력에 대해 적힌 노트입니다. '난 그를 본 지 2초 만에 사랑에 빠졌다. 난 평생 그를 사랑할 거다. 이젠 말이 안 되긴 하지만' 글 읽는 데 서툰 아들을 대신해 노트를 읽어 내려가던 찰리는 눈물을 흘립니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니콜도 눈물을 훔칩니다. 파티가 끝난 후 니콜은 찰리에게 헨리를 부탁합니다. 헨리를 안고 가던 찰리의 신발 끈이 풀린 것을 보고 니콜은 달려가 신발 끈을 묶어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현실 부부를 연상케 하는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

2019년 11월에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결혼 이야기'는 노아 바움백 감독이 실제로 2013년 이혼하면서 본인의 이혼 경험을 반영한 작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이혼 변호사에게 영화 속 니콜과 찰리에 대해 어떻게 변호할지를 자문받아 쓴 대본입니다. 실제 변호사의 조언이 담긴 만큼 생생한 대사는 영화의 몰입감을 높입니다. 또한 현실 부부를 연상케 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현실감을 극대화한 영화입니다. 늘 화려한 배우로만 알고 있었던 스칼렛 요한슨은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사랑에 상처받은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 니콜을 연기했습니다. 마블 시리즈 '블랙 위도우', '어벤저스' 등에서 봐왔던 모습과 달리 내면의 섬세함을 선보인 연기는 영화를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찰리를 연기한 '애덤 드라이버'는 데뷔 이후 할리우드 거장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그에게 '내가 배우에게 바라는 모든 것의 최고 버전이다'라며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이혼은 결혼의 연장선

감독은 이혼을 결혼의 일부분에 포함시키려 했고 이혼을 바라보는 다른 방식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혼 과정 중에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부부의 결혼 이야기쯤으로 생각했던 영화는 제목과 달리 이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혼 과정을 그린 이 영화를 두고 결혼 이야기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이혼 역시 결혼을 마무리하는 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끝났지만 가족으로서의 삶은 여전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혼 또한 결혼의 연장선이며 이혼을 통해 좌절을 경험함으로써 동시에 성장을 경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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