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상처받은 두 주인공
여주인공은 일방통행식 사랑, 늘 혼자 사랑에 빠지는 짝사랑 전문가 아이리스 심프킨스(케이트 윈슬렛)입니다. 영국 런던에 사는 그녀는 출판사에서 웨딩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남자 친구는 직장 내 다른 여자와 약혼을 발표하게 됩니다. 아이리스는 자신의 진심을 이용하기만 하는 그에게서 상처받게 됩니다. 그런데도 그 남자를 배려하며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이려 노력합니다. 매번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에 지친 아이리스는 집에 돌아와 한없이 울기만 합니다. 또 다른 여주인공은 영화 예고편을 제작하는 회사 대표 아만다 우즈(카메론 디아즈)입니다. 미국 LA의 크고 화려한 저택에 살고 있을 뿐 아니라, 예쁜 외모까지 가진 완벽한 여자입니다.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그녀에게도 사랑만큼은 늘 쉽지 않았습니다. 잠잘 시간도 모자란 일 중독자인 그녀는 남자 친구에겐 무관심이었습니다. 결국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난 남자 친구에게서 이별을 통보받게 됩니다.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남자 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려 보려 애쓰지만 눈물 한 방울도 나지 않습니다. 무덤덤한 자신에게도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낀 아만다는 2주간의 휴업을 결정하게 됩니다. 일밖에 모르던 그녀에겐 아주 큰 결정이었습니다. 아만다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여행을 준비합니다.
홈 익스체인지 여행을 떠나다
아만다는 홈 익스체인지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사이트를 검색합니다. 이때 아이리스가 올린 영국의 집'로즈 하우스'를 발견하게 됩니다. 작고 아담하지만 따뜻하고 동화 같은 시골의 오두막집이 마음에 든 그녀는 아이리스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2주 동안 서로의 집을 바꿔 살기를 신청합니다. 남자 친구의 배신으로 울고 있던 아이리스도 흔쾌히 수락합니다. 둘은 영국과 LA로 집을 바꿔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됩니다.
우연한 만남은 사랑이 된다
아만다는 영국의 아이리스 집에 도착합니다. 자기 집과 전혀 다른 환경이 낯설기는 하지만 잘 적응해나가며 휴가를 즐깁니다. 그러나 할 게 없는 오두막집에서 심심해하고 이내 외로움을 느낍니다. 갑자기 그녀는 캐리어를 꺼내서 짐을 쌉니다. 내일 미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고 잠을 청해 보지만 새벽 1시가 넘도록 잠들지 못합니다. 이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아이리스의 오빠 그레엄을 만나게 됩니다. 우연한 첫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다음 날 아만다는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취소하게 됩니다. 한편 아만다의 큰 저택에 도착한 아이리스는 아만다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마일스를 만나게 됩니다. 마일스의 직업은 영화음악 작곡가입니다. 아이리스는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마일스에게 호감을 갖습니다. 그러나 마일스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다음 날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약혼을 발표한 전 남자 친구에게 연락이 옵니다. 마음 약한 아이리스는 그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자기 모습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이리스는 아만다의 동네에 사는 걸음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댁으로 모셔다 드리면서 그가 할리우드 작가 아더임을 알게 됩니다. 둘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아더의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유쾌한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사랑에 상처받은 아이리스에게 명쾌한 조언을 하는 아더의 대사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영화엔 여주인공이 있듯이 당신은 당신 인생의 여주인공이니 더 이상 자신을 조연 취급하지 말라"라고 조언해 줍니다. 아이리스는 그 말에 위로받고 고마워합니다. 아이리스가 조금은 상처가 치유된 모습이었습니다. 아더와 친구가 된 아이리스는 아더의 기념행사를 돕게 되고 그를 응원해 줍니다. 마일스도 함께 이 행사를 도와주게 되면서 아이리스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이때 마일스는 여자 친구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보게 되고 자신의 마음이 아이리스에게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아이리스에게 전하고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아만다 또한 2주간의 휴가 동안 그레엄과 데이트하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녀는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레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동안 아무리 흘리려고 애써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통해 흘릴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아만다는 차를 돌려 그레엄에게 돌아갑니다. 사랑에 상처받았던 두 주인공이 진정한 인연을 만나 함께 새해를 맞이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홈 익스체인지 여행을 통해 모든 게 낯설지만 그것으로부터 오는 설렘과 두근거림을 로맨틱 코미디로 잘 풀어낸 영화입니다. 여행하다 보면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떠나오기 전 고민됐던 모든 일들이 그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기도 합니다. 무심코 지나쳐버릴 만남이 특별한 감정으로 거듭나기도 하는 것도 여행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 주드로, 잭 블랙 너무나도 유명한 네 명의 배우를 한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타이타닉에서 본 케이트 윈슬렛과 전혀 다른 표정과 연기를 볼 수 있어 새롭기도 했습니다. 지금 8월의 늦여름임에도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본 이유는 그래서 뭔가 더 영화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더울 땐 추운 곳으로, 추울 땐 더운 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그 욕심을 조금이나마 대리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눈 덮인 배경을 보고 있으니 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었고 다가올 겨울엔 꼭 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여행의 장소가 아이리스가 사는 '로즈 하우스'처럼 동화 같은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크리스마스 시즌이 아니더라도 여행의 두근거림, 혼자만의 휴식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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